허리디스크, 섬유륜 파열 보존 치료 실제 후기 (서울대병원 정선근 교수님 진료 후기 포함)
안녕하세요. 허리디스크 및 섬유륜 파열을 예전에 겪고 엄청난 고통의 시간 끝에 지금은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는 행복여인입니다. 개인적으로 인생 최대의 위기이자 너무 힘들어 우울증이 생길 뻔할 정도의 암흑기였는데요. 어찌어찌하여 잘 극복해 내고 하루하루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제가 장기간에 거쳐 보존치료를 했던 실제 후기를 간단하게 시간 순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목차
2018년 6월: 통증 첫 시작
헬스 PT 를 받는 도중에 데드리프트와 비슷한 동작을 하다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허리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했습니다. 너무 아파서 밤에 잠을 잘 수 없는 상황이었고 계속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허리를 굽히는 것이 통증으로 불가능하고 올곧게 걷기는 가능하였습니다.
바로 다음 날 병원에 가서 MRI 검사를 했는데요. 심지어 MRI 촬영을 위해 허리를 움직여서 누워야 하는데 그게 어려워서 간호사 도움을 받아 간신히 누웠습니다. 검사 결과 디스크 4번, 5번 추간판탈출, 섬유륜 찢어짐이 확인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새롭게 생긴 증상은 다리에 전기가 흐르는 듯한 감각이 24시간 지속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리하여 병원에 3주간 입원하며 약물 치료와 침상 안정으로 증상을 관리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MRI 판독상 수술치료는 바로 안 받아도 될 정도라 안심했는데 문제는 제 통증이 진짜 오래갈지 그 당시는 상상을 못 했습니다. 퇴원 후 허리 통증은 줄어들었으나, 다리 저림과 전기 흐르는 감각은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2018년 10월: 증상 양상 변화
척추 전문 병원에서 신경주사 및 약물 치료를 진행하며 허리 통증은 거의 사라졌지만, 다리 저림 증상이 지속되었습니다. 다리 증상은 전기감에서 개미가 기어가는 느낌으로, 이후 종아리의 시림으로 변했습니다.
발목에 새로운 통증도 생겨 혹시 신경에 문제가 있나 싶어 근전도 검사를 받았으나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발목 통증도 허리디스크 증상 중에 하나라고 하네요. 그 당시는 원인을 알지 못해 알쏭달쏭했습니다.
MRI 재촬영 결과 추간판 탈출은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5달 이상 침상안정한 것이 꽤 큰 효과를 본 것이죠! 그렇지만 섬유륜 찢어짐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주치의는 영양 상태 개선과 운동을 병행할 것을 권고하며 단백질 섭취를 강조했습니다.
2019년 초: 회복과 구직 활동
누워 있을 때는 통증이 하나도 없었고, 서서 2시간 이상 지날 때만 허리 통증이 나타났습니다. 다리 저림과 종아리 시림은 여전히 지속되었습니다. 하루 4시간 근무 형태로 재취업을 시작하며, 하루 약 8,000보 걷기 운동을 병행하였고 증상이 점차 개선되어 나갔습니다.
2019년 7월: 점진적 회복
이때가 사고 시점으로부터 약 1년 1개월 차입니다. MRI 결과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는 완전히 흡수되었으나 섬유륜 찢어짐과 다리 증상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 당시 8시간 근무 직장으로 이직을 하였고 증상을 관리하면서 일상생활로 복귀했습니다. 허리 뻐근함은 오후 늦게서야 발생했으며, 고속버스를 1시간 반 정도 타는 것은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3시간 정도의 영화관 관람이나 장거리 여행 등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너무 슬픈 일이었죠.
2020년 초: 섬유륜 찢어짐 완화
하루 8시간 근무가 계속 가능했으며 앉아 있는 시간이 1시간을 넘으면 엉덩이와 종아리에 시림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하루 7,000~8,000보 걷기 운동을 하였습니다.
영화관 관람과 해외 장거리 여행은 여전히 어려웠으나, 단거리 여행(제주도 비행 약 1시간)은 가능해졌습니다.
2020년 초 : 서울대병원 정선근 교수님 초진 후기
제가 2018년도에 PT 사고로 허리로 심하게 아팠을 때 서울대병원 정선근 교수님 예약을 잡았는데요. 무려 대기기간이 2년이나 되어 2020년 초에서야 드디어 처음으로 정선근 교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너무 인기가 많은 교수라 만나기가 힘들었네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서울대병원을 바로 못 가고 그전까지 여러 병원을 전전했던 것 같습니다. 그 서울대 병원 교수님은 제 허리상태를 꼼꼼하게 보셨고 매우 친절하셨습니다. 아무래도 교수님을 만나는 환자들이 오랜 시간 기다림의 끝에 만나는 걸 아니 더욱더 친절하신가 싶었습니다.
제가 엉덩이와 종아리에 시림증상에 대해 문의를 하자 저보고 아직 허리에 염증 반응이 남아있다고 하셨네요. 즉 섬유륜 파열로 이루어진 염증 반응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시림증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 혼자 있을 때는 왜 시린게 안 없어지지?라고 궁금하고 의문점이 해결이 안 되었는데 문제는 염증이야~라는 견해 제시 하나만으로 전 너무 감사하고 답답함이 풀렸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약간의 재활 운동도 배우고 그 뒤로 척추위생을 지키려고 더욱더 노력하였습니다.
2020년 7월 이후 지속적 개선
꾸준한 걷기 운동과 약물 조절을 통해 증상이 점진적으로 호전되었습니다. 섬유륜 찢어짐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허리와 다리 증상은 크게 줄었으며, 일상생활과 8시간 근무를 무리 없이 유지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21년부터는 사실상 완전한 정상인에 가까워서 시린 통증도 많이 좋아졌으며 카페에서도 실컷 앉아서 대화도 나눌 수 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2024년 11월 정선근 교수님 두번째 진료 후기
2022년도에 MRI를 재촬영했고, 2024년 11월에 MRI를 재촬영하여 이 두 개 촬영분을 비교하기 위해 자료를 들고 정선근 교수님을 찾아갔습니다. 이때도 2022년도에 예약을 했는데 딱 2년 정도 대기기간이 소요되어 2024년도에 드디어 다시 교수님을 뵙게 되었네요.
제 상태에 대한 고견을 듣고 제가 요새 운동하고 있는 것 중 혹시 허리에 해가 되는 운동이 있을까 싶어서 운동 그림도 다 찍어서 들고 갔습니다.
그 결과~! 교수님은 섬유륜 파열이 아직 있기는 한데 많이 좋아졌다면서 파열 정도가 더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상처가 많이 아물었다고 하는데요. 물론 완치까지는 아니지만 파열 정도가 많이 좋아졌다는 것만 해도 저한테는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교수님은 이렇게 좋아지는 케이스는 많이 못 봤다면서 (좋아지면 진료를 안보기도 하고 그렇다네요) 제 허리 MRI 비교 자료를 다음 교수님 책이나 연구자료를 써도 되는지 동의를 얻으셨습니다. 성공사례로 쓰시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았고 제 이름은 익명으로 자료를 쓰시겠다고 해서 저는 당연히 동의해 드렸습니다.
현재 저의 상태는 4시간 반 정도 해외 비행은 1시간에 1번씩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충분히 가능하고요. 일상생활, 직장생활이 다 가능합니다. 심지어 2022년도, 2023년도, 2024년도에는 하루 9시간의 근무 시간을 허리가 잘 버텨내주었습니다. 단,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너무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안 좋아지는 상태이긴 한데 그래도 예전의 통증을 생각하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은 제가 요새 하고 있는 운동들 중에 딱 하나 헬스장에 허리 받침대가 있는 자전거는 절대로 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허리 받침대가 있어서 괜찮은지 알고 운동했었는데 자전거는 안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네요.
그리고 제가 지금 백수인데 다시 취업해서 지내도 괜찮겠죠? 하니 서서 일하는 책상에서 일하면 된다고 하십니다. 인상깊었던 것은 교수님도 서서 일하는 책상에서 진료를 보시더라고요. 저도 진료를 서서 봤습니다.
종합적 보존치료 관찰
추간판 탈출은 약 5~6개월 만에 흡수되었지만 섬유륜 찢어짐은 치유 속도가 느려 증상이 너무 오랜 기간 지속되었습니다. 꾸준한 걷기와 적정한 운동이 증상 호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초기 극심한 통증에는 침상 안정이 효과적이었습니다. 초기에 신경차단주사를 총 3차례 맞긴 했는데 그중 1회만 저한테 효과가 있었습니다. 약물 치료는 통증 완화에 필수적이었지만 장기 복용은 지양해야 했습니다.
최대한 척추위생을 지키면서 허리에 안좋은 운동이나 자세를 피하고 꾸준한 걷기 운동을 실천하면 (물론 이는 통증이 많은 급성기 때 이야기가 아니라 통증이 어느 정도 없어진 때를 말합니다.) 제 실제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허리디스크나 섬유륜 파열도 보존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 수술할 정도의 허리 상태라면 그건 의사선생님께 진지하게 상담을 받으셔야 합니다.
위 통증 기록이 유사한 증상을 겪는 분들께 도움과 희망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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